서울대 10개 만들기‧앵커 체계 두 축 정면 대응… 국토공간 대전환 핵심 실행 전략
혁신제조해양융합대학‧AX융합연구원 등 4대 전략 승부수… 세계적 연구거점대 도약
지‧산‧학‧연 결합력 최대 강점… 메가프로젝트 기술, 산업 현장에 가장 효과적 이식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초집중이 맞물리며 지방소멸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지원 정책이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ANCHOR‧앵커)’와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육성 방안(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이라는 두 축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두 정책 모두 거점국립대학을 지역혁신의 실행 주체로 부각하겠다는 의도가 큰 만큼, 권역별 거점대학이 얼마나 실질적인 산업 생태계 조성의 한 축을 담당하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동남권(부산‧울산‧경남) 거점대학인 부산대가 이러한 흐름의 한복판에서 어떤 승부수를 준비하고 있는지 28일 최재원 총장을 만나 들었다.
최 총장은 수도권 초집중과 지역소멸,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청년의 무기력’이 일본의 전철을 밟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만으로 국가 발전을 이끄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을 견인할 인재 산실인 지역대학에서부터 국가균형발전이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한 곳에 힘이 쏠린 구조를 ‘다극’ 체제로 바꾸되 우선은 두 개의 축을 세우는 ‘2극 체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최 총장은 “수도권은 지역에 부채의식을 가져야 한다”라며 “교육‧의료‧일자리‧문화 향유 여건을 지역에 조성하는 것이 국토 다극체제로 가는 선결 조건”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국가 실물 자산이 동남권에 와 있다”고도 했다. 기장군의 국내 1호 상용 소형모듈원자로(SMR) 후보지, 창원의 두산에너빌리티 SMR 전용공장, 세계 최상위권 조선 클러스터, 세계 최고 물동량을 다루는 부산항 신항, 24시간 국제 항공물류 관문이 될 가덕도신공항까지 에너지‧해양 분야의 국가급 인프라가 권역 안에 갖춰져 있거나 구축이 확정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제조업과 해양·조선 산업이 만나는 지점이 동남권이라며 정부의 ‘3개 초광역 수도권’ 구상과 연계해 수도권을 ‘글로벌 경제·문화’, 중부권을 ‘행정·과학’, 남부권을 ‘에너지·해양’ 수도권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실행할 4대 혁신체계로 브랜드 단과대학(혁신제조해양융합대학), 특성화 융합연구원(전략산업AX융합연구원), AI 거점대학(AI 대학), 5극3특 초광역 공유대학을 제시하며 부산대가 인재양성‧연구개발‧지역정주로 이어지는 동남권 성장엔진 사업의 AX혁신을 선도하는 국토공간 대전환 실행 플랫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 앵커 체계와 서울대 10개 만들기, 두 정책은 어떻게 작동하고 있나.
“현 정부의 고등교육 지원은 크게 두 축으로 짜여 있다. 하나는 대학이 양성한 인재가 지역에 정주해 성장할 수 있도록 취‧창업과 지역 정주를 연계하는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ANCHOR‧앵커)’이며, 다른 하나는 전국을 5극 3특으로 나눠 권역별 전략산업을 뒷받침할 우수 인재를 거점국립대학들이 양성하는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 방안’이다. 두 정책은 단순한 대학 재정지원을 넘어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고 신성장 동력을 다변화하는 ‘국토공간 대전환의 핵심 실행 전략’과 맞물려 있으며 궁극적으로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부산대가 수행 중인 앵커 사업의 핵심 목표는 부산지역에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우수 인재가 정주할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부산시와 협력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의 연구설계 조직을 부산으로 유치한 사례를 꼽을 수 있다. 대학원생들이 이들 기업과 산학연구를 함께 수행한 뒤 취업으로 연결되는 구조로, 연구소나 R&D센터가 지역에 들어오면 단순한 일자리 하나가 아니라 중소‧중견기업과 대기업이 협력하는 경제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대학은 여기에 필요한 기술과 인재를 공급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정책 보완이 필요한 지점으로 범정부 차원의 패키지형 지원 체계가 법제화 등을 통해 지속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대학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과감한 규제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 등을 들 수 있겠다.”